티스토리 뷰




이누가미 일족

저자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출판사
시공사(단행본) | 2008-08-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소설을 거쳐 영화로, 영화에서 드라마로. 활발한 미디어믹스를 통...
가격비교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어떻게 하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나요?" 혹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요?" 같은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은 거의 비슷하다. "그냥 흥미있고 재미있는 책을 먼저 읽으세요. 그런 책을 봐야 재미가 붙어서 습관이 들고 그 다음에는 더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을 거에요." 사람마다 지적 수준과 사고력이 차이, 취향의 다양함이 존재하기 때문에 좋은 책 역시 사람 제 각각이다. 남들이 보는 책이나 남들이 좋다는 책보다는 내 스스로가 원하는 책을 먼저 읽는 것이 독서가가 되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이다.


글자로 쓰여있고 읽을 수도 있지만 보고 있노라면 무슨 뜻인지 도통 알 수가 없는 칸트의 책부터 눈을 대는 순간 내용이 직관적으로 들어오는 만화책까지 책은 다양하다. 홍미가 돌아서 잡기는 했으나 읽다보면 이내 딱딱하고 무거운 주제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회과학서들에 지칠 때면 소설을 집어든다. 소설도 장르가 다양하지만 특히 내게는 추리, 스릴러 소설이 딱이다. 지루함에 느슨해졌던 집중력이 급상승하면서 순식간에 수백페이지를 독파하게 만드는 힘은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이 지닌 마력魔力이다. 특히 요새 뜬다는 북유럽 스릴러보다는 정통 일본스타일의 추리, 스릴러가 매력적이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반드시 범인을 잡아보이겠어!" 어릴 적 읽었던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의 주인공 김전일이 결정적 순간에 꼭 내뱉는 대사였다. 도대체 김전일의 할아버지는 누구길래 손자가 저리도 명예까지 지키려 드는 걸까. 알고보니 김전일의 할아버지는 긴다이치 코스케金田一 耕助라는 일본의 명탐정이었다. (일본만화였던 <소년탐정 김전일>의 주인공 김전일도 본명은 긴다이치 하지메 金田一 一라는...) 사실 손자로 나오는 김전일보다 더 유명한 탐정이 바로 긴다이치 코스케다.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추리스릴러는 여러 편이 있는데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누가미 일족犬神家の一族>이다. 역시 마력에 빠진 듯 순식간에 읽어냈다. (대학 때 전공책을 이렇게 봤으면 수석졸업을 했겠지...)


추리스릴러 소설의 특성상 역시 스포는 할 수가 없다. 이누가미 가문이라는 신흥재벌 집안의 유산을 두고 남겨진 기묘한 유언장이 빚어낸 살인극이 주요 이야기의 뼈대다. 이누가미옹翁의 세 손자와 이누가미옹의 평생의 은인인 노노미야 다이니의 손녀 다마요가 상속 후보자가 되면서 유산을 차지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두고 긴장감이 높아진다. 이누가미 가문의 숨겨진 가족사가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는다. 머리를 벅벅 긁어대면서도 번뜩이는 추리력을 발휘하는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딱히 어떤 메시지는 없어도 책을 읽는 즐거움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이누가미 가문>은 고마운 작품이다. 역시 사람은 밥만 먹고 살 수 없는 존재인가보다. 읽어야 할 책이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손길은 자꾸 재미있는 책으로 가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어떤 책으로 독서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답변했던 것처럼 가장 좋은 책은 역시 '내게 재미있는 책'이다. 각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는 어려운 철학서를 좋아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구는 현대소설을 좋아할 수도 있겠다. 독자님들도 어느 장르, 어느 책이 됐건 간에 좋아하는 책 많이들 읽으셨으면 한다. 그럼 나는 이만 다른 책을 읽으러 가야겠다.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