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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하나의 놀람과 하나의 의문

한량의독서 2014.11.06 01:15

삼성SDS가 상장된다는 소식. 3세 경영 세습을 위한 본격 시동이란 관측과 한 몫 잡아보려는 개미들의 설왕설래, 잭팟을 터뜨린 임원에 대한 이야기까지 말도 참 많다.

하나의 놀람과 하나의 의문이 남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먼저 놀란 것은 이 주식공모청약에 몰렸다는 시중 자금의 액수다. 자그마치 450조원. 지금 국회가 심의할 2015년 대한민국 예산규모가 370조원 정도 된다하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힘들다 어렵다 해도 시중에 얼마나 많은 유동성이 풀려있는지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

말도 안 듣고 다루기도 힘든 대기업이 가진 사내유보금 (많아야) 몇 십조를 투자해라 마라 하는 것보다 이런 돈 어떻게 땡길까 정책적으로 고민해 보는 것이 더 낫겠다 싶더라. 물론 방향은 잘 잡아줘야 하고. 괜히 또 어설프게 아시아 금융허브네 금융강국 이지랄 떨어서 거기에 꼴아박으면 2008년꼴 또 나지 말란 법이 없지. 금융은 인적자본 축적이 수준급 이상으로 축적되고, 저리자금조달이 가능해야 한 번 싸워보는데 뭔 놈의 금융 타령이여 타령이.

개인적으로는 독일, 일본을 볼 때 고부가가치 제조업 쪽을 육성하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낫겠다 싶다. (일본은 환율 가지고 장난을 치긴 하지만) 독일, 일본은 세계적인 불황 중에도 기계나 소재 부문 수출이 버티니까 잘 나가고 있으니 부러울 따름. 미국 가서도 연비 가지고 장난쳐서 벌금 된통 맞은 자동차나 수익성 떨어지는 반도체 수출회사 두 곳만 남아서 국가대표 하는 이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크지.

박통이 집권하고 우리도 제조업 키워보겠다고 덤빌 때 축적된 자본 없어서 저축장려하고(그 때 대출이던 예금이던 금리가 살벌했지) 차관 들이고 심지어 조상들 핏값까지 땡겨오고 쌩난리였는데 이젠 돈이 남아돌아 문제라잖아? 우리 다 따라온 브릭스에 투자하는 펀드에 꼴아박을 게 아니라 국내에 판만 깔아주면 제2의 한강의 기적도 가능하지 않겠나. 꿈이야 그렇고.

생각해보면 세계적 강국들 중 제조업 탑 안 먹고 넘어간 나라가 없네. 영국, 미국, 일본 등. 이젠 중국이 그 전철을 밟고 가고 있고. 근데 한국이 자동차나 반도체, 선박 좀 팔아먹었다고 이젠 그네들 흉내를 내면 어쩌겠다는거야. 당랑거철도 이쯤이면 망상 수준.

(사진: 경향신문)


의문 하나는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의 지분율이 이상하리만큼 높다는 것. 사촌이 땅을 사면 까스활명수를 잡수는 한국인들이야 그들의 상장 후 차익이 얼마인지 눈이 벌게서 계산기나 두드려보고 있을테지만 생각 조금만 해보면 왜?

천하의 삼성과 이건희 회장이 왜? 이학수 부회장 지분은 심지어 이부진, 이서현보다 높은데! 기관을 뺀 개인 중에 이재용 부회장이 단연 탑이긴 하지만 김인주 사장도 랭킹 5위나 되는데 왜? 삼성전기가 가만히 있어도 돈방석을 앉을 SDS주식을 팔아가면서 3대 회장님 총알 챙겨주려고 그 난리통인데 그 절반이나 되는 이학수, 김인주 지분을 그냥 먹고 튀라고 내버려 둔다고...? 건희제의 형님깨서 내놓으라고 송사 벌여도 안 내놓는 그 소중한 주식을?

1999년 삼성SDS BW 발행시 이재용 부회장한테 몰빵 해준 것부터가 이 회사를 장래 지주회사 혹은 쿠션으로 돌려서 상속에 쓸 거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그런 회사 지분을 (어차피 남이고 샐러리맨인) 임원에게 수 백만 주나 배당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안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와 맹희형의 고소로 드러났지만 건희제께서도 전현직 임원들 차명으로 삼성생명 주식 많이도 가지고 계시지 않았나. 결국 이 사건들은 건희제의 삼성생명 주식 실명전환에 도움만 줬을 뿐이지만 힌트는 여기에 있다고 봄. 삼성 관재파트의 핵심인 이학수나 김인주라면 그나마 믿고 예치해둘 인간계좌 아니었겠나 싶네. (심지어 재판받고 유죄까지 받은 충성심이니)

이것도 결국 오너일가 몫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 딱 그림 그러지지 않나. 근데 무슨 조단위 잭팟이냐 잭팟이 ㅋㅋㅋ 짝귀 말대로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지 돈만 쳐다보고 있으니 그림이 보이겠나. 입장 바꿔서 당신 같음 가게 직원 중 최고참한테 그렇게 해주겠냐고. 내 자식 뻔히 경영수업 시켜서 물려주려고 하고 있는데.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은 못 먹을 잔치니 구경이나 재밌게들 하셔. 괜히 티스푼만한 숟가락 내밀었다가 그것마저 뺏기지 말고. 잭팟은 개뿔... 속 좀 차리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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