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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기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저자
이일구 지음
출판사
참돌. | 2012-10-0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이제껏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대한민국 중고차 시장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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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가수 신해철의 죽음에 대한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다. 신해철은 왜 급사하게 되었을까. 그의 죽음은 의료사고일까. (프로그램 제작진도 취재과정에서 부딫힌 문제이긴 한데) 병원이나 의사를 상대로 과실여부를 따져서 검증하고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의료영역은 철저히 전문가들만 알 수 있는 언어로 구성돼 있고, 그에 따른 정보를 입수하거나 해석하는 일은 일반인이 해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료의사들이 입을 열지 않는 이상, 병원에서 무슨 일이 벌여졌고 차트와 진료기록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실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전문분야에 대한 장벽은 너무나 높고 단단해서 그 벽을 돌파한다는 것은 내부의 조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차를 구입하던, 중고차를 구입하던 우리는 영업딜러를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함으로써 차량구매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된다. 그런데 이 자동차 시장이라는 곳도 만만한 곳이 아니다. 의료계 못지 않게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각종 자동차관련 법률과 시장의 룰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게다가 업자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진터라 더욱 교묘한 수법으로 고객을 우롱하는 사기꾼들이 늘어 시장은 혼탁하기 이를데 없다. 산전수전 다 겪어 노련한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거친시장에 일반인이 도전장을 내민다면 열에 아홉은 넉다운이 돼 실려나가는 것이 세상 이치다. 어느새 호갱님으로 전락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지출을 하고서야 실수를 깨닫지만 이미 때는 늦은지 오래다. 중고차시장과 중고차 딜러의 이미지가 '사기꾼'으로 굳어지는데 브레이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어느 곳에나 정도正道를 생각하고 내부의 비위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는 용기있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뒤에야 빼돌린 BH 중요문건을 폭로해 대통령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전직 비서관같은 케이스가 없지는 않다) 저자 이일구는 중고차 딜러로서 중고차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중고차 전문가다. 그런 그가 중고차 시장의 비밀을 해제하고 중고차 딜러들의 수법을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눈앞의 작은 이익을 탐하는 딜러들이 판을 치고 시장을 어지럽히면 결국 고객도, 딜러도, 시장도 같이 망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국 딜러와 고객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정보의 틀을 과감히 깨고 나와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밥줄이 걸린 영업비밀을 공개한 저자의 용기를 높게 살만한 부분이다.


나는 고객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좀더 좋은 차를 싸게 살 수있는지 알려주려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나 역시 중고차 시장에서 살아가는 한 명의 딜러다. 일을 하면서 무조건 싸게 사고 파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계에 불안을 느끼는 딜러와 딜러를 믿지 못하는 고객의 불신을 해결하는 길을 무조건적인 무한경쟁이 아니다.


- 이일구, <중고차 사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참돌, 2012, 107p.


현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전달하는 생생한 시장의 이야기와 주변 선수들에 대한 정보는 책 한 권 값을 치르고 얻기에는 과분할 정도다. 물론 이 정보만 가지고 중고차 구매에 나섰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저자는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시장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딜러를 피하고 선택해야 하는지, 계약은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맺음 해야 하는지 등 중고차의 탐색에서부터 구매, 마무리에 이르는 전과정에 관해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영업비밀을 털어놓은 저자에 대한 존중의 의미에서 한 권 구매해서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몇 번에 걸쳐서 공정하고 신뢰있는 시장질서 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중고차 거래 관련 규제가 부실하고 처벌 역시 솜방망이 수준이기 때문에, 차량대금을 횡령하는 사기가 성횡하고 대포차가 버젓이 거래된다는 것이다. 실상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시장이 어디 중고차 시장 한 곳 뿐이겠는가. 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시장의 완벽함을 찬양하는 사람들도 시장의 문제는 외면하기 일수다. 시장기능의 순기능만을 신봉하는 시장주의자들 때문에 오히려 시장이 망가져 가고 있는 이 때, 저저의 지적은 단순히 중고차만이 아니라 시장 자체에 대한 경종으로 들린다. 룰이 무너지고 질서가 없는 시장은 시장이 아니라 정글이다.


주택과 차량은 가정에 있어 구매하는데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재화다. 그리고 그 사용연한도 길기 때문에 선택과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 특히 차량은 사고의 위험이 높고 사고는 곧 생명의 안전이라는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선택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형편이 넉넉하다면야 신차로 한 대 뽑으면 쉽겠지만 누가 그리 여유있게 사는가. 대다수가 아둥바둥 한 푼이라도 아끼며 살아가는 형편임을 고려할 때 중고차의 선택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고차를 잘못 구매했을 경우,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고 안전의 문제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경제적이면서도 안전한 중고차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중고차 사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꼭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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