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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

저자
안철수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12-07-1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교수의 정치 참여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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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정치의 해입니다. 지난 4월에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었고 오는 연말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4월 총선이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 냈는가 하면 그에 따른 숱한 이야기와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와는 관계없이 이 땅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두기에 충분한 화제들이 무차별적으로 보도됐습니다. 한 금메달리스트 출신 국회의원의 논문 표절에서부터, 경력이 전무한 고교 학생회장 출신 20대 후보가 집권여당의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부산에서 당당히 여당의 공천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죠. 온갖 네거티브 선전이 지면을 차지하는 동안 각 후보가 4년 간의 임기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를 비교하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한국의 정치풍토가 그렇다쳐도 유권자들은 후보가 얼마나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살아왔는가만 확인했을 뿐, 해당 후보가 무슨 비전을 가지고 정책을 펼칠 인물인지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투표장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회양극화 심화와 중산층의 몰락으로 표현되는 국민들의 생활고는 삶의 질을 현격하게 떨어뜨렸습니다. 이에 비례해서 정치에 대한 기대는 부쩍 높아졌습니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불공정한 룰에 대해 개인은 저항조차 할 수 없습니다. 밥줄을 가지고 위협하는 경제적 폭력이 만연한 요 몇년간의 경험에서 잔뜩 겁을 먹었을 겁니다. 판도라의 상자에 남은 마지막 선물인 희망마저 상자 밖으로 새나간 현실에서 국민 개개인의 손에 쥐어진 마지막 희망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한 표만 남았습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국가의 정치권력이 불공정한 시스템을 개선해주면 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은 이유입니다. 참여정부 말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로 체감경기가 나빴고 그 결과 '경제대통령'을 내세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던 사례가 비슷한 기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지난 5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국민들은 단순히 경제를 살리겠다는 CEO출신 대통령이 이룬 것이라고는 정체를 알 수 없는 4대강 정비사업과 무차별적 공기업 민영화 등 국민의 살림살이 향상과는 전혀 무관한 일뿐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합니다. 아니 더 팍팍해졌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더 나은 삶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안철수 원장은 그런 국민들의 기대가 모여 정치권력으로 소환된 인물입니다. 사실 안원장은 의사였고, 바이러스 백신회사 창업자이자 CEO였으며, 대학교수로 활동한 인물로 경력상 정치권과 관련이 적은 사람입니다. 허나 국민의 요구와 기대로 일약 대선레이스에서 단독질주 중인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수 있는 후보로 부상한 겁니다. 안원장 자신도 국회의원직 공천 제안이나 정부부처 장관 제의 등을 거절했으나 국민적인 요구와 기대에 대한 책임감과 사회공익적인 도구로서의 자신의 쓰임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 때문에 고심에 있다고 밝힙니다. 고심 중에 국민 앞에 내놓은 자기소개서가 <안철수의 생각>입니다.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 앞에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말하기 전에 '저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입니다'는 솔직한 자기소개를 하는 방식은 말을 돌려하지 않고 정치적 의도를 숨기는 대사를 하지 못하는 안원장 특유의 스타일 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시중에 발간된지 2주가 넘었고 초판 1만 2천부가 순식간에 동이났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다고 생각됩니다. 역시 정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겠지요. 해서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잠재적 대권후보로 여겨지는 안원장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 시민들께서 각각 책의 내용을 보고 평가하셔야 할 것이기에 이 역시 이번 서평에서는 생략해도 될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안원장의 한국사회 현실인식과 관련한 이야기와 우리의 선택에 관해 풀어보려 합니다.

앞서 안원장은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시청자 국민들과 접촉했습니다. 방송 내용은 이번 저서인 <안철수의 생각>과 많은 부분이 겹치고 있습니다. 다만 책에는 안원장이 한국사회가 이루어야할 가치라고 언급한 '복지, 정의, 평화'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방송에서도 책에서도 안원장은 꾸준히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이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상식이란 사회의 일반대중이 인정하는 가치나 공유하는 지식 등을 말하지요. 일반대중 개개인에 따라 상식에 대한 생각은 약간 다를 수 있으나 안원장이 말하는 상식은 정치적인 상식보다는 사회일반의 상식에 가까운 편입니다.

책에서 안원장이 말하는 상식이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주 목격하는 '계약상 갑과 을'의 불공정한 거래와 관계 개선, 회사를 짤리기라도 하면 당장 생활고에 빠지는 국민을 케어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 장기적인 경제성장과 통일을 위한 투명하고 열린 대북정책 도입 등입니다. 정치적으로 일단 좌파냐 우파냐, 진보냐 보수냐를 가르기 좋아하는 냉전적 사고방식에 익숙한 이들에겐 당장 좌파 낙인이 찍히기 좋은 소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이 시대의 평균적인 요구조차 불온하다 경계하는 '비상식'의 영역에 있는 분들이 많은 이상 안원장이 말하는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은 일정 정도에서 공감이 됩니다. 지금의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안원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이를 개선할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안원장은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국민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진실로 제가 필요하십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단순한 인기가 아니라 제가 만약 당선되더라도 저를 꾸준히 지지하고 도와주실 생각이십니까?". 안원장 자신이 말했듯이 그의 지지율에는 안원장도 신뢰하기 어려운 일종의 거품들이 끼어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는 이제 허울좋은 지지율을 떠나, 먼저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검증을 받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여의도 정치판의 생리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공자님소리 하고 있다', '저래서는 현실정치에서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평가하더군요. 선거철만 되면 국민의 상식을 위하는 척하다가 당선되고 임기가 보장되는 동안은 여의도의 상식과 전경련의 상식 등에 복무하시는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안철수 원장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들의 이념적 편가르기, 지역주의 이용하기로 국민과의 약속을 내동댕이 친 과거를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최소한 정치를 하신다는 분들이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답하기 위해 책을 냈다는 말보다, 선거철 앞두고 다목적 출판기념회 열다가 주요 국정 안건을 날치기 당했다는 말을 더 많이 들었던 저로서는 가당찮은 침뱉기라고 생각합니다. 안원장의 말대로 그들이 말하는 '정치경력이 없다'는 비판의 정치경력의 실체가 더러운 정치판을 굴러가며 살아남았다는 경력을 말하는 것이라면 없는 것이 더 낫겠지요.

비정규직 노동자가 860만명이나 되는 나라에서 비정규직 철폐 법안 하나 만들지 못하는 국회, 거기에 "진짜 어려운 노동자들은 파업도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대통령과 청와대를 지켜보며 그들에게 표를 던져준 국민들은 또다시 절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절망만 계속할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 살아야겠지요. 정치에 실망하지만 정치 외에서 생존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국민들은 한 의사, 기업가 출신 교수를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한국사회의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 책을 발간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한 잠재적 대권후보의 공약집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유의미한 내용이 많습니다. 한국사회가 당면한 모순과 문제점, 그리고 그에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안원장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가 꿈꾸어야할 더 나은 사회의 모습이 어떠할지, 그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려면 연말에 다가오는 대선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렴풋한 로드맵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안원장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질문을 던졌고 우리가 답변을 할 차례입니다. 당신은 어떤 판단을 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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