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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는 버스티켓을 사려고 터미널 창구에 줄을 서 있었다. 난 발권 중인 할머니 두 분 뒤에 서 있었다.

앞 할머니가 티켓을 끊고 있었다. 성미 급한 뒤 할머니가 그새를 못참고 끼어들었다. 이게 화근이었다. 기분이 나쁘다와 끝난 것 아니냐는 다툼으로 순식간에 창구 앞은 소란스러워졌다. 누가 옆에서 말려도 소용없었다. 말이,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남보다 조금 빨리 가겠다는 욕심에 찌든 어떤 존재 둘이 다투고 있었을 뿐.

어떻게 현장이 정리되고 내 차례가 되자 이번에는 긴 줄 어디선가 난데없이 영감님이 끼어들었다. 새치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당당해서 순간 웃어버렸다. 어차피 이 분도 말귀가 통할 사람은 아닌 듯 하여 가만히 있었다. 다행히 뒤에 서있는 사람들도 얌전히 있어줬다.

"어이!? 수원!"
"할아버지, 오늘 수원은 전부 매진이에요."
"뭐여? 그럼 나는 어쩌라고?"
(헐....이 영감님 창구직원에게 막 따지기 시작함. 창구직원 멘붕 시작)
"그럼 그나마 가까운 신갈은 어떠세요? 그런데 좀 기다리셔야 돼요. 막차 딱 두 자리 남았어요."
"아니, 수원 달라고 수원!!"
"할아버지 말씀드렸잖아요. 수원 매진이고 신갈은 막차 두 장 있다구요."
"그럼 나는 어떡하라고?"
(좀 축약했는데 여기까지 대략 5분 정도 대화-?-진행. 창구여직원 멘붕에서 분노의 싸이어인으로 진화)
"그럼 천안까지라도 가시겠어요?"
"천안? 그럼 거기라도 줘!"

상황은 대략 이런 정도로 마무리됐다. 총소요시간 10분여. 창구여직원 멘붕+짜증 가득한 눈으로 줄 따라온 날 쳐다봄....

뭐랄까. 소통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지금, 저 분들과 소통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동방예의지국스럽게 받들어 모시면 그 때야 웃어른으로서 몇 마디 하시겠지만 그것이 소통은 아니지 않는가. 사열대에서 듣던 지휘관 훈시 정도지.

질서도, 체면도, 품위도 없는데다 떼까지 쓰는(나이 먹으면 애 된다는 어느 50대의 진단은 그래서 경험적으로 상당히 유효하다) 어르신들을 보면서 소통이란게 많이 어렵겠다는, 어쩌면 그 관계나 사람에 따라 불가능 할수도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답답하시져!
저는 미치겠어영!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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