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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며칠 전 미국 코네티컷의 한 초등학교에 20살 청년이 난입했다. 그의 손에는 반자동소총이 들려있었고 총구에서는 순식간에 100여발의 탄환이 발사됐다. 겨우 6~7세 밖에 안되는 어린이 20명이 사망했고 여성교사 6명도 목숨을 잃었다. 범인 애덤 랜자는 이미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를 사살하고 나온터였다. 광란의 난사를 마친 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이 사건의 이유는 미궁 속으로 빠져버렸다.

 

총기소지의 자유가 있고 누구나 총기와 탄환 구입이 가능한 미국이라지만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도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다. 지난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인명피해라니 미국인들도 결코 쉽사리 넘어갈 성격의 사건은 아니기도 하다. (버지니아 공대 사건 당시 범인이 한국계 미국인 조승희 였다는 이유로 영원한 우방 미국에 죄를 지은 심정으로 위로를 전했던 한국 국민과 대통령의 순수한 마음...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인들은 이런 총기난사 사고를 볼 때마다 '그까이 총 그냥 통제해 버리면 되지!'라며 편의주의적 발상을 한다. 물론 총기와 실탄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한국사회에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심지어 총기와 실탄을 일상으로 다루는 군대에서조차 '탄피' 하나 없어지면 온 부대가 뒤집어지는 마당이니)




BBK의 배신

저자
김경준 지음
출판사
비비케이북스 | 2012-10-0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MB 그리고 BBK 의혹 사건의 진실BBK 사건의 당사자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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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BBK의 배신>이란 책을 출간해 또다시 가카를 음해하고 있는 김경준 씨의 이야기를 참고할 만 하다. 그는 <BBK의 배신>에서 다스와 BBK, LKe Bank 등의 관계와 구조를 폭로하기도 하지만 책의 상당 페이지는 김경준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자신을 한국인이 아닌 '한국계 미국인'으로 규정하는 김 씨는 미국적인 관점에서, 그러면서도 한국인을 보다 이해하는 미국인으로서 살아온 자신이 바라본 한국사회에 대한 견해를 이야기 하기도 했다.

 

총기난사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면서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왜 미국인들이 총기를 자유롭게 소지할 수 있게 되었는가를 이해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주기도 한다. 총기소지의 자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반응에 김경준 씨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보아온 바로는 아직 국내 어느 전문가도 미국에서 총기 소지 자유권이 왜 중요한지 제대로 논평, 분석한 것을 못 보았다.

 

미국을 이해하려면 미국인을 역사상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그렇게 미국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한국의) 보수파들도 전혀 제대로 이해하려 노력조차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그런데 2번째 (미국)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 '총기 소유권' 자유다. 현재 나는 교도소 수감 중이어서 아무것도 찾아볼 수가 없어 모두 기억으로 써야 하기에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2번째 헌법 기본 권리가 대강 '국민들이 무기를 가질 권리를 빼앗을 수 없다' 라고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조항이 기본권으로 보호되고 있을까? 정답은 미국 역사에 있다. 미국은 영국에서 독립한 나라다. 요새 미국과 영국의 친한 사이를 고려하면 상상하기 어렵지만 미국과 영국은 2차례나 전쟁을 했다. 미국 독립전쟁과, 그 후 1800 초에 영국이 다시 미국을 침략하여 2번째 전쟁이 시작됐다. 어쨌든 미국은 독립전쟁의 승리로 국가 성립이 가능했다. 미국답게, 영국 왕에게 세금을 지급하기 싫어 전쟁을 한 것이다. , 돈 때문에 목숨을 걸고 총기를 들고 국민들이 ''을 상대로 싸운 것이다.

 

....

 

하지만 실제로 미국 민병이 총기를 들고 영국군을 상대로 싸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미국 국민들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려고 권력을 상대로 총을 든 것이다. 자유를 권력에서부터 지키려면 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건 (한국)국내에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정부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도전이 있으면 철저히 찍어내리는 것이 국내 방침이다. 그러나 프랑스, 미국 등 자유의 출발점 국가들은 혁명이나 전쟁으로 싸워 그 당시 자기네의 자유를 빼앗는 '권력'을 찍어내렸다. 프랑스 국민들은 자기네 ''의 목을 'Guillotine'(단두대)으로 베어버렸다.

 

그러니 국민들에게 무기가 있어야 부당한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 권리를 빼앗지 못하게 국민들이 스스로 권리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섬뜩할 수 있지만 이게 기본 이유다.

 

....

 

그러니 '총기, 무기'의 소유권 권리는 미국 국민들이 스스로 자유 자체를 지킬 수 있는 중요한 기본권이다. , 권력을 상대로 국민들이 무기가 없으면 권력은 공권력 남용으로 국민의 자유를 빼앗을 수 있고, '총기'는 이런 부당한 독재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방어라는 관점이다.

 

- 김경준, <BBK의 배신>, 비비케이북스, 2012, 256~257pp.

 

(김경준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나 원문을 그대로 살렸고 괄호로 살짝 설명만 넣었다. '위대한 미국 헌법이 생겼을 때 한국은 조선시대였다'는 둥 쓸데없는 소리를 과감히 쳐버렸다.)


우리와는 기본적으로 다른 철학이다. 국가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과 개인의 자유를 바라보는 견해의 차이가 총기의 소지를 합법화 하느냐와 불법화 하느냐의 차이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미국 내에서도 총기 소지를 제한하자는 주장이 있다. 이를 무력화 시키려고 거대 군산복합체들이 의회에 엄청난 로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제법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인들은 총기 소지의 자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 바탕에는 무력을 바탕으로 권력을 견제하고 자유를 쟁취한 미국과 미국인들의 역사적 교훈이 자리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출마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만이 이제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역사는 그래왔다. 거대한 권력의 힘 앞에 힘없는 민초들은 바람보다도 빨리 누웠다. 조금이라도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다가는 거친 칼날에 거침없이 잘려나갔다. 저항다운 저항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잘려나간 싹을 지켜봤던 살아남은 부모들과 기성세대는 '모나지 않게, 둥글게' 살으란 충고를 되풀이했다. 사실 그것이 한국사회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시민들은 너무 순해졌다. 대단히 부자유한 사회분위기(해외 다녀온 사람들이 왜 그리 나가려는지 물어봐라. 일단 "거긴 자유로운 분위기거든"이란 답이 나온다)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무뎌진 거다. 젊은 세대까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둥글둥글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권력의 대국민 길들이기 공작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재차 확인하게 된다.

 

미국인들이 권력이 언제든 시민을 폭행하고 그 자유를 빼앗으려 하면 저항하기 위해 총기까지 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자랑스런 역사가 있기는 하지만) 총기난사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 움켜쥔 총을 놓지 않는데에는 목숨보다도 소중한 자유에의 갈구가 있다. 우리도 권력의 압제에 맞섰던 자랑스런 기억과 역사가 있다. 그 추동력이 지금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노무현이 말했던 그 완성하지 못한 역사가 도래하기 위해서 시민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미국처럼 총기가 자유롭지도 못한데 총기를 들고 일어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투표권이라는 무기가 있다. 그 하나하나는 미미하고 작을 지 몰라도 뭉치고 쌓이면 거대한 파도가 되고 산맥이 되어 저 위선으로 가득찬 무리들을 쓸어낼 수 있다. 마음 속에 자리한 각각의 총기를 움켜쥐기만 하면 된다. 피를 흘리지 않고도 사회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김경준 씨는 <BBK의 배신>에서 한국과 한국인들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한국 국민들은 착하다. 아무리 부당한 권리 침해를 당해도 평화적으로 촛불이나 들고 집회하는 것이 전부다. 미국은 아니다. 시위가 시작되면 폭동으로 금방 발전되고, 무기가 많기에 정부가 한국 정부같이 국민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의 총기는 자기네 자유를 부당한 정부, 권력자로부터 지킬 수 있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는 것이 '총기 자유'의 기본 철학이다. 이래서 미국 헌법이 총기 보유권을 국민의 중요한 기본권으로 보호하고 있다.

 

나는 평생 국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정부 아래 살아보지 못해 총기 권리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2008년부터 지금까지 국민들을 무차별 무시하고 부당하게 공권력 남용하는 것을 보면 미국 헌법의 위대함을 다시 느꼈다.

 

- 김경준, <BBK의 배신>, 비비케이북스, 2012, 258p.

 

 

김 씨의 비아냥을 듣고 있자니 속이 편하지는 못하다. 허나 그의 말에도 새겨 들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국민들을 무시하고 부당한 공권력 자행을 남발했던 이명박 정부의 5년을 겪어낸 국민들에게 5년만에 다시 기회가 온 것이다. 자신과 이웃이 당한 부당한 권리 침해와 자유권 제한을 생각해보라. 국민 각 개인이 맘 속에 숨겨둔 분노의 총을 손에 쥐고 투표장에 가는 순간 김경준 씨는 아마도 한국 국민의 위대함을 새롭게 느끼게 될 것이다. (대통령도 간선으로 요상하게 뽑는 나라에서 살아온 김 씨가 국민들이 직접투표로 세상을 바꾸는 광경은 처음 볼테니까) 이제 이틀 남았다. 투표장에 가서 당신의 총으로 권력의 오만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고 오시길

댓글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linkinpark.tistory.com BlogIcon LIИKIИ PARK 그리고 발렸습니다. 갑갑합니다. 답이 없습니다.
    정치 혐오를 딛고, 넘어서려고 하면 할 수록 더욱 힘이 부쳐옵니다.
    이번 5년은 그냥 머릿속 깨끗하게 비우고 살으렵니다.
    2013.03.23 21:21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bookplayground.com BlogIcon 한량의독서 한 술에 배부를 수도 없고 박 대통령을 선택한 많은 국민들도 있습니다. 긴 여정을 가다보면 넘어질 때도 있고 내 뜻과 같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기다려보시면 글 남겨주신 선생님의 뜻을 알아주는 국민들이 많아질 날도 올 수 있습니다. 2013.04.01 11: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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